며칠 전 겨울 호수에 가 보았다 수면에 눈이 덮혀서 미래의 어떤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을씨년스런 풍경을 보며 호수 길을 따라 걸었다 건너 편에는 갈대와 나무 뿐, 마을이 없어서인지 외롭고 고독했었다
조용한 음악을 틀어 놓고 커피 한잔을 마시는 오후.. 나는 오늘 겨울에 대해 생각해본다 겨울 바다와 겨울 들녘과 겨울 산과 겨울 강과 겨울 호수..
그리고 겨울의 거리 이 모두가 겨울의 모습이고 내 마음의 풍경은 슬프지만 하얀 은총의 그림들을 그려내고 있다사람들은 태어나고 떠난다 겨울은 의례 이별의 초대장을 나에게 들고 온다
조금 전에도 동네 77세 되신 이웃 할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그 분 딸이 와서 전해 주었다 너무 아프다고 하시던 생각이 난다 그 때 그 분에게 예수님을 믿고 천국 가셔야 한다고 전도를 했었는데 처음에는 부정적이시더니 이 주 후에 오셔서 내가 전해 준 메시지 덕분에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두 천사들을(아마 복음을 전한 지인인 것 같다) 보내 주셨다고 좋아하시며 예수님을 믿는다고 확실히 감사의 표현을 하신 적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주님 안에서 사시다 평안하게 떠나셨다 한다
이렇게 삶과 죽음이 우리들 일상 속에 넘나들고 있고 또 내가 아는 누군가가 또 작별을 고할 것이다
나는 겨울 호수를 생각하며 잔잔하고 춥고 고요한 삶의 얼굴을 떠올린다
날이 갈수록 겨울을 닮아가는 내 심상의 모습도 어쩌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삶에 대한 이해와 초연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