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가난한 사람들 /도스도엡스키

헤븐드림 2010. 1. 18. 00:03

 

 

 

 

 

 

 



 

 

 

 

 

가난한 공무원과 이웃집 소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얼핏 로맨스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눈만은 여느 소설에 못지않게 예리하다. 도스도에프스키, 그 자신이 가난뱅이 였기에 가능했겠지만 두 주인공이 겪는 생활고의 묘사는 애절함과 더불어 처절하기까지하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두 사람은 정신적인 부를 잃지않고 살아가려 애를 쓴다. 사실 그들의 마음은 순수하기 그지 없다. 그들 자신의 궁핍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정신의 고귀함을 통해 인간적인 순수를 지키며 살아가려 한다. 가난할 지언정 부패하고 찌든 세상에 부합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그럴수록 순탄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오히려 더 깊은 시련이 찾아온다. 사회적인 외소함과 굴욕, 빗더미 등에 못 이겨 제부슈킨은 알콜에 의지하고 바르바라 또한 심약한 몸에 지나친 노동으로 병들어 갈 뿐이다. 희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이런 두 사람을 버티게 해 주는 건 오직 둘 간의 사랑뿐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소설의 결말인데 바르바라가 결국 생활고에 못이겨 비뚤어진 성격(?)의 졸부에게 시집가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결국 정신의 고귀함이 사회적 굴욕감 앞에 무릎꿇는 결말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의 정신을 좀먹는 사회를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독자들은 두 사람의 슬픈 이별을 보면서 '이 사회는 뭔가 잘 못 돌아가고 있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작가가 노린 의도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