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 미치 앨봄
Mitch Albom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이자 에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명한 방송인, 신문 칼럼니스트. 이미 6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지금은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모리 선생님과의 만남 이후 여러 자선단체의 이사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아내 제닌과 함께 미시간에서 살고 있다.
역 : 공경희
전문 번역가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셀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비밀의 화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우연한 여행자』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

'파도는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그러다가 자기 앞에 있는 다른 파도들이 해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보았어.'
''하나님 맙소사, 이렇게 끔찍할 데가 있나.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저것 좀 봐!' 파도는 말했지.'
'그때 다른 파도가 뒤에서 왔어. 그는 이 작은 파도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리고 물었어.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
'아까 그 작은 파도가 대답하지. '넌 모를 거야! 우린 모두 부서진다구! 우리 파도는 부서져 다 없어져버린단 말이야!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러자 다른 파도가 말하지. '아냐, 넌 잘 모르는구나.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냐,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구.'' (작은 파도 이야기)--- p.220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지. 가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 p.54
'미첼?'
모리 교수님이 출석을 부른다. 난 손을 든다.
'미치라고 부르는 편이 더 좋은가? 아니면 미첼이 더 낫겠나?'
선생님한테 이런 질문을 받기는 난생처음이다. 난 노란색 터틀 넥 스웨터와 초록색 코르덴 바지 차림에 이마에는 은빛 머리칼이 덥수룩하게 덮인 교수님을 참참히 쳐다본다. 그는 미소짓고있다.
'미치가 좋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미치라고 부르거든요.'
'좋아, 그럼 나도 미치로 하지.'
교수님은 마치 거래라도 성사된 듯 말한다.
'그럼, 미치?'
'네?'
'언젠간 자네가 날 친구로 생각해주길 바라네.'--- pp. 42-43.
내가 아는 모리선생님, 그리고 많은 사람이 아는 모리 교수님은 위싱턴 D.C. 외곽에 있는 정신 병원에서 몇 년간 일하지 않았다면 좀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한 중년의 여자 환자가 있었다. 그녀는 매일 방에서 나와 타일 바닥에 얼굴을 박고 엎드려 몇 시간이고 그대로 있었다. 의사나 간호사들은 그녀를 빙 돌아 지나갔다. 모리 선생님은 겁에 질려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자기 직무인 관찰 기록을 해나갔다. 매일 그 환자는 같은 일을 반복했다. 아침에 병실에서 나와 바닥에 엎드려서 저녁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지도 않았고, 모두 그녀를 못 본 체했다. 모리 선생님은 그것이 슬펐다. 그래서 그는 바닥에 함게 앉아 있기 시작했다. 옆에 엎드리기까지 하면서, 그녀를 비참한 상황에서 끌어내려 노력했다. 결국 그는 그 여자 환자를 앉혔고, 방으로 되돌려보내기까지 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많은 사람이 원하는 것과 똑같았다. 자기가 거기 있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모리는 그것을 알게 되었다.--- pp.120-121
교수님은 우리 부모님께 내가 자신이 가르친 모든 과목을 수강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특별한 청년을 아드님으로 두셨습니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당황한 나는 발끝만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헤어지기 전, 나는 교수님께 선생님의 이름을 새겨넣은 가죽 서류가방을 선물한다. 전날 쇼핑센터에 가서 이 가방을 샀다. 그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아니 어쩌면 그분이 날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
'미치, 자넨 좋은 친구야' 교수님은 그 서류가방을 무척 마음에 들어하며 말한다. 그리고 나서 날 꼭 껴안아준다. 그 가는 팔이 내 등을 감싸안는 느낌이란! 난 선생님보다 키가 크다. 그래서 선생님이 껴안자, 잠시 내가 부모가 되고 선생님이 아이가 된 듯한 묘한 착각에 빠진다. 선생님은 계속 연락하겠느냐고 묻는다. 난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그럼요.' 선생님이 팔을 풀고 뒤로 물러서자, 난 그분이 울고 있음을 알게 된다.---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