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뜻은'회개하는 자'이다.
그는 아브라함과는 별로 연관이 없는 듯 하다. 단지 동방사람으로 굉장히 부자이며 복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 나온다. 양이 칠천, 낙타가 삼천, 소가 오백, 암나귀가 오백, 수많은 종들과 아들 일곱에 딸 셋이다. 이 정도이면 농경사회나 유목사회에서 얼마나 부자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불과 몇십년전만해도 소 한마리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으니까. 그에게 부족한 것이라고는 없었다. 그리고 자식들도 얼마나 우애가 좋은지 틈만나면 친목을 도모하며 사이좋게 잘 지낸다.
게다가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까지 가지고 있고 자신의 복으로 말미암아 혹여라도 교만한 마음이 들까 항상 자신을 낮추며 신을 경외하며 이웃에게 선을 아주 많이 베푼다. 하나님이 이러한 욥을 의인으로 인정하셨다.
이런 욥을 두고 하나님과 사단이 내기를 한다.
사단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하나님과 내기하는 대화를 보자.
" 너 어디갔다 왔냐?"
"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 그럼 내 신실한 종 욥도 보았겠구나. 그처럼 순전하고 정직하고 나를 경외하고 죄를 멀리한 사람이 세상에 없어. 내 자랑거리야. 하하."
" 네, 봤습니다. 근데 그가 괜히 하나님을 잘 믿겠어요? 다 그가 복만 받고 걱정없이 잘 사니까 그렇죠. 그한테 고난을 주게 해주세요. 그럼 분명히 하나님 욕을 할껄요?"
" 좋아. 그러면 내기를 해보자. 그를 네 마음대로 해봐라. 단 그의 몸에는 손대지 말고."
그리하여 사단이 하나님의 허락을 받고(사단의 나쁜 짓들도 하나님의 허락하에 이루어진다) 물러나 욥을 친다. 갑자기 재산을 모두 탈취당하고 종들은 죽임을 당하고 한 곳에 모여 있던 자식들은 큰 바람에 집이 무너져 몰살된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여호와에게 영광과 찬송을 드린다.
어느날 또 사단이 하나님께 찾아왔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단에 또 자랑을 하시고 내기를 한다.
" 너 어디갔다 왔냐?"
"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 그럼 내 종 욥을 보았지? 그처럼 순전하고 정직하며 나를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없어. 네가 나한테 내기를 걸어서 그를 쳐도 오히려 자기 믿음을 더 잘 지켰다. 하하하"
" 그럼 하나만 더 하게 해주세요. 그에게 병을 주게 해주세요. 그럼 제가 이길지도 몰라요."
" 좋아. 단 그의 목숨은 해하지 말아라."
모든 걸 잃은 욥에게 또다시 피부병으로 고통받는 고난이 온다. 이 소식을 들은 세 친구가 멀리서 욥을 찾아왔는데 그의 모습을 보고 옷을 찟으며 통곡을 한다. 그리고 7일밤낮을 아무말 없이 곁에 있는다. (대단한 친구들이다.)
7일이 지난 후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욥이다. 그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 나는 도데체 왜 태어난거야? 차라리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을. 난 이런 벌을 받을만한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어. 그런데 왜 이렇게 된걸까? "
그러자 엘리바스가 먼저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다.
" 인간은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이고 인생은 고난 투성인거잖아. 넌 뭔가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은걸꺼야. 하지만 만일 네가 지은 죄가 없다면 나중에 하나님이 다시 다 잘 되게 해주실꺼야."
" 난 이런 벌을 받을만한 죄를 지은 적이 없는데. 모르겠어. 그냥 죽게 해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이 고통도 다 끊어지겠지. 차라리 죽어서 하나님께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이 가련한 피조물이 불쌍하시다면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어."
욥의 말을 듣고 이번엔 빌닷이 말한다.
" 그런 소리하지마.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야. 하나님은 의인을 결코 버리지 않으시고 악인을 결코 두고 보지 않으셔. 네가 지금은 이런 처지지만 나중엔 다 회복되고 창대하게 될꺼야. 하나님은 의인을 그냥 두고 보시지 않을꺼야. "
"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모든 걸 주관하시며 모든 걸 알고 계시지. 근데 왜 날 이렇게 만드셨을까? 하나님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그 분은 신이라 물어볼 길이 없어. 누가 대신 좀 물어라도 봤으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난 그 분을 배반한 적이 없는데 오직 하나님만을 믿고 따랐는데 왜 나에게 진노하신걸까. 그리고 악인들은 잘 되고 말이야. 내 재산을 가져가고 종들을 죽인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 정말이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어. 거기 어두운 곳에 가면 이런 저런 고통도 없을꺼야 "
욥이 말을 마치자 소발이 세번째로 변론을 한다.
" 그런 말하지 말고 기다려봐. 네가 지금 고통 중에 있지만 죄를 멀리하고 겸손하게 살면 하나님이 반드시 회복시켜 주실꺼야. "
" 너희들 정말 너무하는구나. 난 이런 벌을 받을만한 죄를 짓지 않았다니까. 너희들의 지혜가 그렇게 크니? 지혜로운 분은 하나님뿐이다. 전지전능한 하나님은 다 아실꺼야. 내가 어떠했는지. 난 잘못한게 없는데. 왜 날 대적하시고 미워하셔서 벌을 주신걸까. 아 너무 힘들어. 정말 너무 힘들어. 너희들까지 보태주지마라 제발.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하나님이 알려주셨으면 좋겠어. 내가 죄를 지은 악인이라서 그런게 아닐꺼야. 나중에라도 심판 날에 날 위해 변호해 주셨으면..."
이런 식의 변론을 세차례에 걸쳐서 하지만 친구들은 욥이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설을 이야기하고 욥은 그게 아니라고 변명하면서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꺼라고 변론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끝까지 주장을 하며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한다. 욥의 친구들 생각은 인간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생각이다. 어떤 사람이 큰 시련을 맞으면 다들 그가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욥을 바라보는 친구들에게 욥은 자신의 경우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끝까지 반박한다. 그래서 소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는 악인만 고난을 당하고 의인은 번영만 누린다고 보지 않는다. 둘 다 똑같이 고난을 당하기도 하고 번영을 누리기도 하지만 최후에는 악인에게만 심판이 따른다고 주장한다.
이 질문은 인간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인정하고 어떤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의인이라 불리는 욥은 자신의 처지에 또 더해 사람들에게 온갖 조롱을 받는다. 마누라뿐만 아니라 온 동네 사람들, 그리고 가장 비천한 신분의 사람들까지 그의 얼굴에 침을 뱉고 조롱한다. 근데 욥이 제일 견디기 힘들다고 한 건 사람들의 조롱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단절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항상 교통하며 지냈는데 현재의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보이질 않는다. 그것이 욥을 미치게 할 지경이다.
욥의 마지막 변론의 내용은 자신이 왜 의인인가 하는 것이다. 그의 행위는 가난한 자를 도우며 원수를 사랑하며 종교나 민족의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히 친절하여 그는 자신이 의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판결을 맡긴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엘리후가 화를 내며 변론을 한다.
" 형님들 너무하세요. 욥 형님, 지금 자기 스스로 자기를 높여 의인이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리고 다른 형님들은 왜 욥 형님을 정죄하는 거에요? 제가 형님들 하는 얘기를 다 듣기만 하고 말은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리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제 말도 해야겠습니다. 나이 더 먹었다고 더 지혜롭다거나 어리다고 덜 지혜로운 것은 아니니까 제 말 잘 들어주세요. 나는 입에 발린 말 못하니까 아니꼽더라도 그냥 들어주세요.
욥 형님, 지금 형님은 자신의 선을 주장하며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교만에 빠져있어요.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께 변론을 요청합니까? 그 분이 인간의 하찮은 일과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그 분은 높으신 보좌에 앉아 계신 분인데. 그 분과 인간들의 선악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형님이 아무리 하소연 해봤자 소용이 없어요. 인간은 그저 그 분의 하시는 일에 따를 뿐이에요. 악인의 일도 의인의 일도 다 뜻이 있을꺼에요. 온 우주를 주관하시는 분 앞에서 어느 누구도 잘났다고 할 수 없어요. "
하나님의 법정 앞에서 판결을 바라는 욥 앞에 하나님이 친히 응답하신다. 먼저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일을 행하시는지 장황하게 설명하신다. 하나님의 설명으로 그가 얼마나 완전한 분이임을 증명하였으며 욥의 소송(왜 의인이 고통을 당하는가)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으셔도 그 분이 완벽한 신이라는 증명하심으로써 그런 질문에 대한 답마저 저절로 되게 하셨다. 결국 완벽하신 하나님은 인간의 희노애락에 대해 다 알고 주관하고 계시며 반드시 거기에는 인간이 알 수 없는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 욥기 38장~41장 - 하나님의 일들, 천지창조, 우주 설계, 바다, 땅, 광명, 바람, 비, 물의 순환, 별, 동물들의 생태, 악어의 모습 등등)
욥은 결국 그가 원하는 답을 알게 되었고 축복도 예전의 곱절로 다시 받게 된다. 이 축복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것이며, 결코 그의 의나 순전함 때문에 보상으로 준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욥은 더욱 감사를 느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