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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에게 빵을 주고 채찍을 맞는 소년의 일화를 통해 ‘가장 선함’과 ‘가장 악함’ 바로 인간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책도둑』이다. 한 소년의 영혼을 거두러 갔다가, 그 곳에서 책을 훔치는 소녀를 만나게 된 '죽음의 신'이 전하는 한 어린 영혼의 가슴 시린 성장담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둑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책도둑' 리젤이 나치 시대를 버텨나갈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리젤에게 있어서 책은 분노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위안처이고, 어두운 시절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생의 연료이다. 그녀는 책을 통해 ‘말’이 때로는 사람을 이끌고, 때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할퀴며, 때로는 상처를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해서도 깨달아가며 계속해서 책을 읽고, 글을 써내려간다.
『책도둑』은 전쟁이라는 어두운 시절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숨 가쁘게 뒤바뀌는 운명에서도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갔던 이들에 대해 바치는 사무치는 헌사다. 이 작품은 나치 독일이라는 무거운 주제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웃음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구성되었다.
프롤로그-잡석 더미 산맥
1부 무덤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
2부 어깨 으쓱거리기
3부 마인 캄프
4부 굽어보는 사람
5부 휘파람을 부는 사람
물론 소개를 해야지. 처음인데. 내가 예의가 없었다. 제대로 내 소개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당신은 나를 곧, 또 잘 알게 될 테니까. 물론 얼마나 잘, 얼마나 빨리는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언젠가는 내가 다정하게 당신을 굽어보며 서 있을 것이라는 말만 해두자. 당신 영혼은 내 품에 안길 것이다. 색깔이 내 어깨에 앉을 것이다. 내가 당신을 살며시 안고 갈 것이다.
--- 1권, 본문 12~13쪽 중에서
그래, 화려한 경력이었다.
그러나 처음 훔친 책과 두번째로 훔친 책 사이에 상당히 긴 휴지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덧붙여야겠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첫번째 책은 눈에서 훔쳤고, 두 번째 책은 불에서 훔쳤다는 사실이다. 소녀가 얻은 책도 있다는 사실을 빠뜨리지 말자. 소녀는 모두 열네 권을 소유했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그 가운데 주로 열 권을 중심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했다. 그 열 권 가운데 여섯 권은 훔친 것이고, 한 권은 부엌 식탁에 나타났으며, 두 권은 숨어 지내던 유대인이 만들어준 것이고, 한 권은 노란 드레스를 입은 부드러운 오후가 배달해준 것이었다.
--- 1권, 본문 46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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