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입김
*리라*
싸아한 바람이 십이월의 가슴에 헐벗은 나무로 선다
움추린 마음들 서로 비벼대도 거리는 텅 비어 있고
모두 성에낀 얼굴들로 창백한 하늘 바라보며
살아갈 생각을 추스린다
살아있으나 살아가지 못하는 억눌린 영혼들 차디찬 세월 어설픈 미소로 위장된 자의식에 떨며
돈이며 명예며 그렇다할 좋은 것들에 대해
은근한 추파를 던지리라
살아간다함은
정직할 수 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말.
구질구질한 욕망에서 벗어나 차가운 현실에서도
넉넉히 자유롭고 고상한 정신을 지키는
그런 사람들의 것이리라
어찌하든 이 계절의 통로에서
한번 더 추운 세상의 아름다운 삶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어찌하든 이 얼어붙은 통념의 숲을 통과하여
좀 더 투명하고 써늘한 십이월의 대기로 숨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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