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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천국과 지옥은 정말 있으니 예수 똑바로 믿어라.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자.”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오지를 다니는 순회선교사 이은상(66) 목사가 선교지에 갈 때마다 자녀들에게 하는 말이다. 일종의 유언이다. 이 3가지 당부는 선교지의 제자와 중국 유학생 선교대회인 ‘차이스타(CHISTA)’ 청중에게도 동일하게 전한다. 어영부영 믿다 보면 인생에서 주님을 못 만나니, 먹고사는 문제에만 매몰되지 말고 하나님나라와 열방을 바라보며 살라는 것이다.
이처럼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목사는 책 ‘너 뭐하다 왔니’(두란노)의 저자다(국민일보 2019년 12월 13일자 38면 참조). 책에는 그와 남편 고 황희철 목사가 미국에서 교수를 하다 순회선교사로 살게 된 사연이 담겼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책은 현재 2쇄를 찍었다.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귀국한 그를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 목사는 10년째 강사인 차이스타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7일 이탈리아 로마를 다녀왔다. 4개월 전 남편 장례를 치른 이후 각혈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지만, 강행했다. 훗날 중국 기독 지성이 세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그는 “남편을 잃고 건강도 나빠졌지만, 주님이 원망스럽진 않다”며 “이럴 땐 걱정하지 않고, 주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또 ‘내가 누구관대 복음 전할 기회를 주시나’라며 감격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 이후 중국 유학생 가운데 선교 헌신자가 수백 명 나왔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는 그에게 낯선 광경이 아니다. 순회선교 중에도 한 번의 설교로 결신자가 배출되는 광경을 수차례 목격했다.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박해하고 예수란 말을 전혀 들어보지 못한 지역도 있었다. 그는 “복음 자체에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 내가 아닌 그분께서 친히 일하신다”고 했다.
이 목사는 휴대전화에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세계 각국의 선교지 상황을 전했다. 한 영상에는 그의 영어 설교를 듣다 아프리카 오지의 주민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나왔다. “예수를 믿음으로 여러분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됐음을 믿느냐”는 그의 질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교회로 쓰이던 건물 지붕 위의 십자가가 군인에 의해 강제로 내려지는 영상, 여러 명의 장정이 한 사람을 결박해 몽둥이로 때린 뒤 구덩이에 밀어넣는 영상도 있었다. 둘 다 이 목사가 80여명의 제자를 둔 동남아시아 한 국가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는 “이런 일을 한 이들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처럼 SNS에 이 영상을 자랑스레 공개해 제자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선교지 이름을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그 곳의 신학교 건립은 순항 중이다. 남편 간병과 장례로 경황없던 가운데 모금이 제때 이뤄졌다. 애초 계획보다 넉넉히 모금돼 신학교 곁에 현지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집을 더 세울 계획이다.
이 목사는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신학교 설립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는 “선교지 제자들이 어려움 가운데서도 바울처럼 담대하게 사도행전을 쓰며 복음의 열매를 맺기를, 열방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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