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처음 이야기의 시작은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에 참석했던 몇몇 친구들과 함께 시카고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일행은 고교시절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안젤라와 네이단, 카를로스, 제시카, 마이클이다. 마이클의 회사엔 큰 변화가 몰아 닥쳤었는데 마이클은 전에 하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다가 회사를 거의 잃을 뻔한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마이클은 이 이야기를 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이야기를 일행에게 들려줬다.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곳에 두 마리의 생쥐와 두 명의 꼬마인간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미로속에서 맛있는 치즈를 찾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두 생쥐의 이름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는 의미의 의성어인 스니프와 종종거리며 급히 달린다는 의미의 의태어인 스커리였고, 두 꼬마인간은 헛기침한다는 의미의 의성어인 헴과 점잔을 뺀다는 의미의 단어인 허였다. 생쥐와 꼬마인간은 매일 미로속에서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치즈를 찾아다녔다. 스니프와 스커리의 두뇌는 매우 단순했지만 그들의 직관력은 매우 훌륭했다. 그들은 다른 생쥐들처럼 조금씩 갉아먹기에 좋은 딱딱한 치즈를 좋아했다. 헴과 허는 대문자 C라는 이름의 치즈를 찾아다녔다. 두 꼬마인간은 이 치즈가 그들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었다. 생쥐와 꼬마인간은 모든 면에서 서로 달랐지만 매일 아침 맛있는 치즈를 찾기 위해 미로속을 뛰어 나간다는 사실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스니퍼와 스커리는 치즈를 찾기 위해 간단하기는 하지만 비능률적인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스니프가 잘 발달된 후각을 사용하여 치즈가 있는 곳의 방향을 알아내면 스커리는 그곳을 향하여 앞장서서 달려갔다. 두 꼬마인간 헴과 허는 생각하고 과거의 경험을 살리는 능력에 의존했다. 결국 방법은 달랐지만, 어느날 그들 모두는 각자 좋아하는 치즈를 치즈창고 C에서 찾게 되었다. 그 후 매일 아침 생쥐와 꼬마인간은 달리기에 적합한 옷을 입고 치즈창고 C로 향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이 일은 그들의 일상이 되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여전히 아침 일찍 일어나 항상 같은 길로 미로를 통과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생쥐들은 운동화를 벗어 끈으로 묶은 뒤 목에 걸었다. 필요할 때 재빨리 신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헴과 허도 처음에는 매일 아침 맛있는 치즈가 기다리는 C창고로 뛰어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뒤 그들의 생활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헴과 허는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 천천히 옷을 입고 C창고로 걸어갔다. 그들은 매일 C창고에 도착해서 느긋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다. 운동복은 벽에 걸고 운동화는 아예 슬리퍼로 바꿔신었다. 치즈를 발견한 뒤 그들은 편안한 생활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꼬마 인간들은 마음놓고 행복과 성공을 즐겼다. 헴과 허는 C창고에 있는 모든 치즈가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다. 창고와 집이 너무 멀어서, 그들은 창고 근처로 집까지 옮겼다. 사회생활도 모두 창고 근처에서 해결했다. 생활은 너무나 안정적이었고, 맛있는 치즈 또한 넘쳐나고 있었다. 가끔 헴과 허는 친구들을 치즈창고로 데려가서 자랑스레 치즈를 가리키며 정말 좋은 치즈가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때로는 맛좋은 치즈를 친구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의 자신감은 어느새 오만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기분에 취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어느날 아침, 그들이 C창고에 도착했을 때 창고엔 치즈가 하나도 없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운동화끈을 질끈 동여맸다. 그리고 신속하게 새 치즈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헴과 허는 충격으로 얼어붙어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 붙박혀있었다. 그리고 배를 움켜잡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자, 허는 자신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헴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헴은 완강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에 냉정히 그의 애원을 거절했다. 허는 결국 혼자서 여행을 떠났다. 허는 여행을 하다 문득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를 두려움에서 풀어주었다. 어느날 허는 새 치즈를 발견하고 헴에게 가서 새 치즈를 주었지만 자신은 새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가 나타날때까지 기다릴거라고 했다. 허는 실망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이제 그는 C창고에서 창고를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었다. 허는 아직 치즈창고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미로속을 달리며 그동안 배운것을 정리해 보았다. 허는 이제 더 이상 치즈가 없는 빈 창고에 연연하지 않는다. 치즈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치즈창고를 찾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이 변화를 민첩하게 받아 들이고 좀더 일찍 출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전에 가본적이 없는 곳을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결국 N창고에서 새 치즈를 발견했다. 그 치즈더미 사이로 반가운 얼굴이 보았다. 옛 친구 스니프와 스커리였다. 둘다 허를 반가워했다. 그는 둘을 보고 나서 자신이 이 여행에서 배운 것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바로 그때 허는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를 들렸다. 분명 미로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허는 그 발소리가 헴의 발소리라면 좋겠다며 기도를 했다.
마이클이 이야기를 마쳤을 때 방안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잠시후 일행은 흐뭇한 미소를 나누며 마이클에게 감명을 받았다는 인사를 정했다. 그리고 네이단이 다시 모여서 이 이야기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 일행은 만장일치로 네이단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 날 저녁, 일행은 호텔 라운지에 모여 미로속에서 치즈를 찾아 헤매는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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