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시인 예수/정호승, 용혜원

헤븐드림 2016. 8. 16. 22:26

 

 







시인 예수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워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이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 


(정호승·시인, 1950-)
 시인 예수

사나이 중의 사나이
예수 그리스도

혁명가도
철학자도
교육자도 아닌 사나이

한 순간쯤 되는 삶을
영원한 삶으로
열어준 멋진 사나이

하늘을 나는
새를 노래하고
들에 핀 백합화를 노래한
시인 예수 
무엇 하나
소유하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무엇 하나
남기려 하지 않았다

사랑으로 사랑을 살다가
영원한 사랑으로
함께하는 사나이

온 세상을 사랑하며
온 세상을 노래하며
온 세상을 감싸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붉은 보혈의 꽃으로
활짝 피었다

시처럼 살다가 부활한 
영원한 예수
시인 예수
사나이 중의 사나이
나를 사로잡는 시인 예수


(용혜원·목사 시인,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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