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회개

나팔꽃 우체국/송찬호

헤븐드림 2013. 3. 7. 05:11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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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우체국/송찬호 

요즈음 간절기라서 

  꽃의 집배가 좀 더디다
  그래도 누구든 생일날 아침이면 꽃나팔 불어준다
  어제는 여름 꽃 시리즈 우표가 새로 들어왔다
  요즘 꽃들은 향기가 없어 주소 찾기 힘들다지만
  너는 알지? 

  우리 꿀벌 통신들 언제나 부지런하다는 걸

  혹시 너와 나 사이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다 하더라도
  이 세계의 서사는 죽지 않으리라 믿는다
  미래로 우리를 태우고 갈 꽃마차는
  끝없이 갈라져 나가다가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저와 같은 나팔꽃 이야기일 테니까

  올부터 우리는 그리운 옛 꽃씨를 모으는 중이다
  보내는 주소는, 조그만 종이봉투 나팔꽃 사서함
  우리 동네 꽃동네 나팔꽃 우체국쓰기                                             










 









우체국


              송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