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의 기도

11월을 보내며/리라

헤븐드림 2011. 11. 30. 05:12




11월을 보내며  *리라*

가을이 지나간 길목엔 바람의 흔적이 너무 많습니다

비워진 들판,  빈 나뭇가지들.. 

모두가 비워져서 차라리 기댈 것 없는 곳에

나의 상심조차 버려두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 땅, 이 하늘에 잠시 머물러 삶의 무게를 가늠해 보면

딴은 흙의 냄새, 노을의 자취까지 

내 삶의 한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써 인정에 시달리던 내 마음의 고독도

더러는 위로받고 또 다른 의미로 남겨졌다는 사실로

모든 것들 속에 오고 감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몹시 불어 이 세상의 낙엽들을 

모두 쓸어가버릴 것 같은 아쉬움 속에 한날을 보냅니다

가슴 떨며 사랑하던 친구들의 눈동자들도

목숨처럼 아끼던 내 아기들의 걸음마도

안타깝게 지켜보는 부모님의 뒷모습도

잔주름이 늘어가는 동반자의 미소 띈 얼굴도

떠나고 남는 존재의 가치로 내 안에서 숨쉴 것입니다

나와 함께 걷던 길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 가는 세월이

참 유수와도 같습니다 이 한해가 몹시 빠르게도 날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