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 오세영
산다는 것은
눈동자에 영롱한 진주 한 알을
키우는 일이다.
땀과 눈물로 일군 하늘 밭에서
별 하나를 따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가슴에 새 한 마리를 안아
기르는 일이다.
어느 가장 어두운 날 새벽
미명(未明)의 하늘을 열고 그 새
멀리 보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손 안에 꽃 한 송이를 남몰래
가꾸는 일이다.
그 꽃 시나브로 진 뒤 빈주먹으로
향기만을 가만히 쥐어 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그래도 산다는 것이다.
ㅡ 시집『마른하늘에서 치는 박수 소리』(민음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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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왜 사느냐?'고 묻는 이는 없습니다
무리를 이룬 사람들은 그저 살기 때문이겠지요
이유를 따지지 않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겠지만, 살아있기에 삽니다
오늘도 어제 같지만, 내일도 그러하겠지만 마음 속에 뭔가 하나는 품고 살아야 합니다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나만의 것 하나는 품어야 사는 맛이 납니다
빈 주먹이어도 향기만은 꼬옥 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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