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기다리며
사영숙
짚 엮어 만든 동아줄
길게 늘어뜨려
퍼 올린 두레박
그 안에서
달빛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신은
내 삶의 우물
날마다 오롯이
길어낸 물에
바람 깃만 닿아도
은색 파장이
둥글게 퍼져
메아리를 부여잡은
양손 끝까지
그 떨림이 저려온다.
우물가 곧추 선
소나무에 앉았다 불현듯
비상하는 새의 몸짓에
실어주는 시선 한 줄기는
목마름이 써놓은 편지
내일로 이어주는
이음새 노래를
당신에게
부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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