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고요한 밤/이현승
고요한 가을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내 영혼의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스치는……
고요한 가을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내 육신의 높은 언덕 그 위에 서서
얄리얄리 보리 피리 불어주던……
고요한 가을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누구의 감는 갈피엔가
뉘우치며 되새기며 단풍잎 접어 넣는……
고요한 가을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낙엽보다 쓸쓸한 쓰르라미 울음소리
내 메마른 영혼의 가지에 붙어 우는……
고요한 가을밤에는
들리는 소리도 많다.
책상 위에 고요히 턱을 고이면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어 버린 다 읽어 버린…
'삶과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날을 기다리며/사영숙(2011년 기독 신춘문예 당선작) (0) | 2023.10.05 |
---|---|
그의 반/정지용 (0) | 2023.09.24 |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프랑시스 잠 (0) | 2023.07.04 |
알바트로스/샤를 보들레르 (0) | 2023.06.30 |
하루가 끝나고/롱펠로우·미국 시인, 1807-1882 (0) | 2023.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