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회개

여백/김백비

헤븐드림 2023. 6. 4. 10:06

 

 

 

  여백/김백비

 

 

  당신을 지운 내 삶은
  한없이 평온하리다
  웃음도, 가쁜 호흡도, 가슴 찌르는 먹먹함도
  무엇 하나의 격정 없이
 
  이따금 흘러나리는 눈물은
  그대 이름 지워 나온
  검게 변한 지우개 부스러기니
  끊임없이 다시 쓰는 추억의 검댕에
  한없이 묻어 나오는 후회이리다
 
  당신을 지운 내 삶은
  하얗고, 하얗게, 더 하얗게
  그렇게 평온하리다
 

'이방인 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방랑/랭보  (0) 2023.07.13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 이향아  (0) 2023.06.23
유월의 항구에서/조영황  (0) 2023.05.23
너에게/최승자  (0) 2023.05.18
노숙/김사인  (0) 202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