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속의 인물

시바와 시므이

헤븐드림 2023. 4. 2. 03:34

삼하16:1-14

다윗이 압살롬에게 쫓겨 광야를 향했다. 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다윗이 왕위에 앉아 있을 때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주변 사람들의 진면목(眞面目)을 볼 수 있었다. 평소 다윗이 눈여겨 보지 않았지만, 다윗이 어렵게 되자 다윗을 위로하고 다윗의 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다. 가드 출신의 잇대 장군이다. 블레셋 지방의 잇대 장군은 평소 다윗의 용맹과 인품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다른 나라 사람이지만 다윗이 곤경에 처하자 군대 6백명을 거느리고 다윗을 돕기 위해서 찾아 왔다. 다윗이 나같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와서 무엇하겠느냐 거절했지만 잇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잇대가 왕께 대답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살아 계심과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으로 맹세하옵나니 진실로 내 주 왕께서 어느 곳에 계시든지 사나 죽으나 종도 그 곳에 있겠나이다”(15:21). 반면에 평소 가장 가까이 두고 신뢰 했던 아히도벨은 배신하고 압살롬의 편에 섰다.

다윗이 계속해서 도망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에서 시바와 시므이와의 만남이 특별하다. 시바가 어떤 인물인지 성경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단지 사울 왕의 신하였다는 기록만 있다. 시바가 성경에 다시 등장한 것은 다윗이 므비보셋을 찾았을 때이다.

다윗은 멸망한 사울 왕가의 장손으로서 신분을 감추고 살아 온 므비보셋을 찾아내 왕궁에 입궐시켜, 요나단과의 약속대로 자식으로 대했다. 다윗은 므비보셋에게 할아버지 사울 왕과 아버지 요나단의 재산을 다 찾아서 상속받게 했다. 그 재산을 누가 소유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동안 므비보셋을 암암리에 돌봐 온 것이 시바라면 아마 시바가 어리고 가족이 없는 므비보셋의 모든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대신 므비보셋을 돌봐 주고 있었을 수도 있다. 시바의 입장에서는 다윗의 등장이 최대 위기였다. 갑자기 신세가 역전되었기 때문이다. 멸족된 왕가의 자식인 므비보셋을 평생 먹여 살리고 돌봐 줬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윗이 나타나 자신과 므비보셋을 불러서 모든 재산의 등기를 므비보셋에게 옮겨 주고, 본래의 신분대로 므비보셋이 종이 되라 했다. 시바로서는 날벼락 같은 일이다. 왕의 명령이기 때문에 거역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동의 할 수 없었다. 늘 불만을 품고 불편하게 살아왔다.

 

때가 왔다. 압살롬과 다윗의 전쟁이 터진 것이다. 시바는 많은 저울질을 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정권을 잡을 것인가? 누구에게 투자를 해야 유리할 것인가? 시바는 본래 사울 왕의 신하로서 오랫동안 권력의 핵심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감각이 있었다. 시바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린 압살롬 보다는 백전노장 다윗이 유리할 것 같았다. 시바는 다윗이 이동하는 동선(動線)을 파악해서, 다윗에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대접했다. 다윗에게 투자한 것이다. 시바는 평소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던 속내를 드러냈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서 므비보셋에게 빼앗긴 재산을 다시 찾고 싶었다. 다윗은 시바에게 물었다. “왜 므비보셋은 안 오고 너만 왔느냐?”. 다윗은 은혜를 입은 므비보셋은 안오고 오히려 손해를 본 시바가 왔느냐는 뜻이다. 다윗은 순간 압살롬에게 배신당하고, 아히도벨에게 배신당하고, 이제는 므비보셋에게까지 배신당한다는 불쾌감에 휩싸였다. 시바는 다윗의 표정을 보고 불에 기름을 붓듯한 말을 했다. “시바가 왕께 아뢰되 예루살렘에 있는데 그가 말하기를 이스라엘 족속이 오늘 내 아버지의 나라를 내게 돌리리라 하나이다 하는지라”(3). 이 말의 뜻은 압살롬이 반역에 성공하면 자신(므비보셋)을 옹위하여 사울왕의 대를 이어 왕으로 삼을 것을 기대하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다윗은 그 자리에서 므비보셋의 모든 재산을 시바에게 줬다.

다윗이 바후림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길에서 사울의 친족이자 베냐민 지파 출신의 시므이란 자를 만났다. 이 자는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공격당해 도망치는 것들 고소하다고 말했다. 다윗을 비웃고 저주했다. 사울 왕의 친족으로서 유다 지파 출신인 다윗이 왕위를 차지하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시무이는 다윗 왕 일행에게 욕하고 돌맹이를 던졌다. 시무이의 말이 다윗의 가슴에 아프게 꽂혔다. 아비새 장군이 다윗에게 말했다. “왕이시여 저 죽은 개만도 못한 자를 당장 쳐죽이겠습니다”. 다윗이 말했다. “그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그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네가 어찌 그리하였느냐 할 자가 누구겠느냐”(11). 다윗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다윗이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다. 다윗은 좋을 때도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신앙의 끈을 놓치 않았다. 블레셋 망명시절 브솔시냇가에서 전쟁에 참가하지 않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전리품을 공평하게 나눠 줬다. 여기 최악의 경우에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끈을 놓지 않는다. 시무이가 저주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저의 입술을 통해서 꾸중하는 소리일 수 있다는 고백이 바로 이것이다. 만일 자신이 이 꾸중을 달게 받으면, 어떤 형태로든 죄에 대해서 벌을 내리시는 하나님께서 이 가슴 아픈 소리를 듣는 것으로 벌을 대신하고, 자신의 죄를 용서 해 주실 수 있다는 신앙고백이다. “여호와께서 나의 원통함을 감찰하시리니 오늘 그 저주 때문에 여호와께서 선으로 내게 갚아 주시리라”(12). 이 대목이 이 사건에서 우리가 공부해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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