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6월/이외수

헤븐드림 2022. 5. 24. 07:02

 

6월/이외수

 

바람 부는 날은

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
이외수·소설가,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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