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대한 생각 / 정연복
동네 친구 손에 이끌려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여
기독교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지
어느새 사십 년
이제 신에 대한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교만을 떨려는 게 아니라
신 앞에 정직해지고 싶어서다
딱 잘라 말하면
내 생각은 간단하다
인간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초월적인 신은 이제 싫다
인간성의 깊이에서 만나는
인간적인 신이 마음에 끌린다
기적이든지 뭐든지
마음대로 행할 수 있는 신이 아니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래서 참 사람이었던 나사렛 예수
나는 이따금 예수의 모습에서
그윽한 신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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