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기도/김원식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나목의 가지에도
단단히 얼어붙은 오월의 한 고비를 넘으면,
가지마다 싹이 되고 잎이 되고, 꿈이 되고 노래가 되는,
그러한 봄이 기어이 올 것이라는,
그것은 당신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신앙
그러나 2월은 밤 깊도록 온 방을 훤하게 밝혀주다가,
신랑이 오시기쯤 하여,
가물가물 꺼져가는 등불처럼 안타깝게 견디기 힘든 계절 이빨을 앙 다물고,
아픔을 참는 산모의 애처로운 모습처럼,
정말로 한 고비를, 넘기기만 하면 사랑이 꽃 피고 평화의 잎새가 움트는 봄,
봄은 기어이 오고 말 것이라는 당신의 말씀이었네
정말로 한 고비만 넘기기만 하면,
봄이 오고 꿈은 아지랑이처럼 가슴에서 가슴으로 번져갈 것인데
오오, 오래 참으시는 이여,
당신의 그 참으시는 인고를, 내 목을 안고 속삭이듯이 들려주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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