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회개

그림자/김상현

헤븐드림 2021. 9. 3. 09:00

 

그림자/김상현

 

무거워서 그를 내려놓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나를 대신해 속죄하느라
누워서 걷습니다.

허튼 나의 욕망을 참회하느라
가장 낮은 곳에 누워있습니다.

그러고도 내 모든 허영과 허식을 참회하느라
무채색의 검은 옷을 입었습니다.

나는 사소한 일에 웃거나 울지만
그는 묵묵히 깊은 성찰에 잠깁니다.

동반자인 그는 나를 빛이라 치켜세우고
자신을 그림자라 낮춰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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