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의 손안에 든 한 줌 흙/곽상희 시인
나는
임의 손안에 든 흙 한 줌입니다
짓밟히고 헝클어진 하잘것없는
흙 부스러기
1년 12달 비 오지 않아 메말라
목마른 가시엉겅퀴 우거진 돌밭 사이
무거운 바위 아래 깔리어
시원한 바람 한 솔기 목 타는
붉은 죄 물든 흙입니다
임이여, 눈물과 사랑으로 건지시고
좋다 하여 품으신 임의
세상없는 그 뜻 우러러
낮고 낮은 마음 하나 여기 있나이다
빚으소서
물로 불로 더욱 빚으소서
빚으소서
'삶과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으로 오신 예수 (0) | 2021.03.12 |
---|---|
공터의 사랑/허수경 시인 (0) | 2021.03.08 |
어떤 결심/이해인 (0) | 2021.03.02 |
생각하는 사람/김장환 (0) | 2021.02.25 |
여름의 돌/이근석(2021년 신춘문예 동아일보) (0) | 2021.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