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천재 화가 몽우의 그림 모음

헤븐드림 2010. 2. 18. 01:55

 

 새벽의 노래

 

 일상의 전쟁

 

 황금 바다 물고기

아침의 풍경  

 

  

무제

 

 

 

해상도 

  

 

비오는 풍경

   

푸른 춤

초록 동산 

 

  

 

 


몽우 작 '동해' 백석의 시 '동해' 를 읽고 얻은 영감으로 완성한 몽우 화백의 작품 '동해' 

 

 

'서정적인 피카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이 낳은 천재 화가 '몽우'. 33세인 그는 탁월한 색감과

독창적인 구도, 구성적 아이디어, 열광적인 열정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며 이중섭 타계 이후 40여

년 만에 탄생한 '불세출의 화가'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한국 시 역사에서 독특한 의미를 갖고 있는 '백석' 시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면서 화풍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표작으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동해' 등이 있다. 지난 4월
30일부터 5월13일까지 인사동 근처 SK허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몽우' 서울개인전을 찾아, 백석의
시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그렸다는 작품 '동해'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석 시인의 시는 다소 어렵기는 해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불현듯이 영감이 떠 오르고 예술 이상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는 몽우 화백은 '동해'라는 작품 앞에서 뭔가 얘기할 게 많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몽우는 "이 작품은 백석 시인의 '동해'라는 작품을 반복해서 읽고 받은 영감으로 그렸지만, 처음 시를
 읽을 때 내용이 어려워 제대로 연상하기 위해서는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며 "맨 처음 시를 읽고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로 만족스런 '완전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던 탓에 처음 1년
가까이 시를 읽어도 작가가 의도하는 느낌을 알 수 없었고 소화가 안될 지경이었고, 근 3년 동안 작품
 구상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하다고 느낀 영감이 찾아온 뒤에도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다른 작품에 비해 거의 1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바람에 불현듯이 떠 오른 영감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며 "유난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몽우 화백이 말하는 소위 '완전한 영감'이란 시를 읽으면서 정서적으로 시를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와 일체감을 느껴야 하고, 시의 주인공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을
뜻한다.
 
백석 시인의 '동해'는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사람들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면서도
 은근히 쓸쓸함과 외로움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특히 밀짚으로 만든 여름 모자인 '맥고모자'와 맥주를 의미하는 '삐루'가 반복적으로 등장함으로써
 당시의 새로운 외국의 신식 문물이 유행했던 시대적 상황이 나타난다. 또 우울하고 암울했던 일제
시대의 궁핍한 모습들이 쓸쓸하고 외로운 가운데서도 담담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을
몽우 화백은 느낌으로 알게 되었단다.
 

동해> - 백석

 

동해여, 오늘밤은 이렇게 무더워 나는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닙네.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닐면 어데서 닉닉한 비릿한 짠물 내음새 풍겨 오는데, 

 

동해여 아마 이것은 그대의 바윗등에 모래장변에 날미역이 한불 널린 탓인가 본데 

미역 널린 곳엔 방게가 어성기는가, 도요가 씨양씨양 우는가, 안마을 처녀가 누구를 기다리고 

섰는가, 또 나와 같이 이 밤이  무더워서 소주에 취한 사람이 기웃들이 누웠는가. 

분명히 이것은 날미역의 내음새인데 오늘 낮

물기가 쳐서 물가에 미역이 많이 떠들어 온 것이겟지.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날미역 매음새 맡으면 

동해여, 나는 그대의 조개가 되고 싶읍내. 어려서는 꽃조개가, 자라서는 명주조개가, 

늙어서는 강에지조개가. 기운이 나면 혀를 빼어 물고 물속 십리를 단숨에 날고 싶읍네. 

 

달이 밝은 밤엔 해정한 모래장변에서 달바라기를 하고 싶읍네.

궂은 비 부슬거리는 저녁엔 물 위를 떠서 애원성이나 부르고, 

그리고 햇살이 간지럽게 따뜻한 아침엔 이남박 같은 물바닥을 오르락내리락하고 놀고 싶읍네. 

그리고, 그리고 내가 정말 조개가 되고 싶은 것은 잔잔한 물밑 보드라운 세모래 속에 누워서 

나를 쑤시러 오는 어려쁜 처녀들의 발뒤꿈치나 쓰다듬고 손길이나 붙잡고 놀고 싶은 탓입네.

 

동해여!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조개가 되고 싶어하는  심사를 알 친구가 하나

있는데, 이는 밤이면 그대의 작은 섬 - 사람없는 섬이나 또 어느 외진 바위판에 떼로 몰려 올라서는 눕고 앉았고 모두들 세상 이야기를 하고 지껄이고 잠이 드는 물개들입네. 

물에 살아도 숨은 물 밖에 대고 쉬는 양반이고 죽을 때엔 물 밑에 가라앉아 바윗돌을 붙들고 

절개있게 죽는 선비이고 또 때로는 갈매기를 따르며 노는 활량인데 

나는 이 친구가 좋아서 칠원이 오기 바쁘게 그대 한테로 가야 하겠습네.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친구를 생각하기는 그대의 언제나 자랑하는 

털게에 청포채를 무친 맛나는 안주 탓인데, 

정말이지 그대도 잘 아는 함경도 함흥 만세교 다리 밑에 님이 오는 털게 맛에 애가우손이를 치고 사는 사람입네.

 

하기야  또 내가 친하기로야 가재미가 빠질겝네. 회국수에 들어 일미이고 식혜에 들어 절미지. 하기야 또 버들개 봉구이가 좀 좋은가.횃대 생선 된장지짐이는 어떻고. 

명태골국, 해삼탕, 도미회, 은어젓이 다 그대 자랑감이지 

그리고 한 가지 그대나 나 밖에 모를 것이지만 공미리는 아랫주둥이가 길고 꽁치는

윗주둥이가 길지. 이것은 크게 할 말은 아니지만 산뜻한 청삿자리 위에서 전복회를 놓고 함소주 잔을 거듭하는 맛은 신선 아니면 모를 일이지.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전복에 해삼을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있습네. 

칠팔월이면 으레히 오는 노랑 바탕에 까만 등을 단 제주 배 말입네. 

제주 배만 오면 그대네 물가엔 말이 많아지지.

제주 배 아즈맹이 몸집이 절구통 같다는 둥, 제주 배 아뱅인 조밥에 소금만 먹는다는 둥, 제주 배

아즈맹이 언제 어느 모롱고지 이슥한 바위 뒤에서 혼자 해삼을 따다가 무슨 일이 있었다는 둥...

참 말이 많지. 제주 배 들면 그대네 마을이 반갑고 제주 배 나면 서운하지. 아이들은 제주 배를 물가를돌아  따르고 나귀는 산등성에서 눈을 들어 따르지.

 

이번 칠월 그대한테로 가선 제주 배에 올라 색시하고 살렵네.

 

내가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제주 색시를 생각하도 미역 내음새에 내 마음이 가는 곳이 있습네. 조개껍질이 나이금을 먹는 물살에 낱낱이 키가 자라는 처녀 하나가

나를 무척 생각하는 일과, 그대 가까이 송진 내음새 나는 집에 아내를 잃고 

슬피 사는 사람 하나가 있는 것과, 

그리고 그 영어를 잘하는 총명한 4년생 금이가 그대네 흥원군 흥원면 동상리에 난 것도 

생각하는 것입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