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세 시집을 읽고/리라
예전 같으면 헤르만 헷세라 하면 나의 최고의 문학가다 내 어릴적 읽었던 '지와 사랑과 수레바퀴 밑에서와 싯탈다' 너무 인상적이었던 그의 서술력과 사고관이 나를 압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다시 그의 그림과 시집을 대하며 그가 겪은 삶의 고뇌를 엿본다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살지만 문인들은 그것들을 글로 내려 놓고 부단히 생각하며 삶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 같다 이 책의 대부분 나이가 들어서 쓴 시라서 그런지 어둡고 쓸쓸하고 회의적이라 느껴진다 자연과 생활에서 발견하는 회한과 낭만과 또 다른 격리된 절박함 같은.. 그러나 나는 이 정서와 사고에 동의하기보다는 공감한다 그럴 수 있다고.. 삶은 때로 절망적일 수 있지만 또 다른 희망의 출구가 있다 그것은 시를 쓰며 자신의 존재감을 구현하고 또 그 시 안에서 좀더 미래 지향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늦가을의 노래'에서
신은 우리 안에서 행복해 하고 괴로워한다 바른 길이든 잘못된 길이든 다 같다는 내용, 모두 단지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마지막 부분.. 그의 생각에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내 안의 길 속에는 여러 명의 내가 있다
그러니 거칠고 쓸쓸한 길을 만나도 신이 유쾌히 받을 만한 노래를 부르며 걷자 그것은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이기에 꽃씨도 뿌리고 낙엽도 주우며 바람과도 얘기하며 만나는 모든 것과 시간이라는 친구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 밝으면 너무 밝고 단순하고 어두우면 너무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글이기보다 뚜렷한 인생관이 있는 그림같은 글, 그 안에 따뜻함과 음악과 안식이 있는 글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