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7월의 바다/황금찬

헤븐드림 2024. 7. 11. 03:34

 

 

 

7월의 바다/황금찬

 

 

아침 바다엔

밤새 물새가 그려 놓고 간

발자국이 바다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소라껍질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 본다.

 

소라의 천 년

바다의 꿈이

호수처럼 고독하다.

 

돛을 달고, 두세 척

만선의 꿈이 떠 있을 바다는

뱃머리를 열고 있다.

 

물을 떠난 배는

문득 나비가 되어

바다 위를 날고 있다.

 

푸른 잔디밭을 마구 달려

나비를 쫓아간다.

어느새 나는 물새가 되어 있었다.

 

'서정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여름밤의 꿈/이현승  (0) 2024.07.19
7월의 시/이해인  (0) 2024.07.16
6월의 기도/김경숙  (0) 2024.06.14
유월의 숲에는/이해인  (0) 2024.06.05
한 방울의 그리움/이해인  (0)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