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기독칼럼

공감은 문제 해결 방식 아닌… 이해·사랑하는 방식크리스천투데이

헤븐드림 2024. 6. 8. 21:06

 

성경적 상담 길잡이

로렌 휘트먼 | 박안나 역 | 토기장이 | 180쪽 | 12,000원

기독교 상담과 성경적 상담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둘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심리학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상담은 심리학을 수용하거나 이용한다. ‘통합주의’라는 말도 사용하는데, 성경과 심리학을 통합해 더 풍성한 상담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말이다.

반면 성경적 상담은 심리학을 배척한다. 심리학 분야에서 제공하는 모든 유의미한 통계나 연구 결과를 모조리 다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다. 객관적 자료를 해석하는 심리학의 틀, 그러니까 세속적인 세계관을 배척한다.

세상에 신은 존재하지 않고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존재하는 전부라고 보는 관점과 유일하신 하나님이 계시며 사람은 전적으로 부패한 본성을 타고났고 죽음 이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보는 관점은 아무리 애써도 통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성경적 상담을 가르치는 주요 학교으로는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과 마스터스 신학대학원, 국내에는 총신대학교 정도가 있다. 주창자로는 제이 아담스를 시작으로 데이비드 폴리슨, 에드 웰치, 히스 램버트, 존 스트릿, 스튜어트 스캇, 폴 트립 등이 있다.

 

핵심 기관으로 CCEF와 ACBC가 있는데, 로렌 휘트먼은 CCEF에서 JBC(Journal of Biblical Counseling) 개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경적 상담 상담자이자 교수이다.

<성경적 상담의 길잡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한 성경적 상담 과정의 실제>는 성경적 상담 과정을 가장 체계적 과정으로 일반 상담 과정과 거의 차이가 없도록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CCEF 기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저자 로렌 휘트먼은 독자에게 성경적 상담이 어떻게 내담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지 성경적 상담 과정의 초기, 중기, 종결기로 나눠 구체적 예시와 함께 보여준다.

이미 국내에 소개된 많은 성경적 상담 관련 번역서와 웨스트민스터에서 공부한 학자들이 정립한 입문서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성경적 상담이 이루어질 때, 각 회기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질문을 스스로 또는 내담자에게 해야 하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 것이며 언제 종료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자료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성경적 상담의 중요한 컨셉을 이해하고 완전히 공감한 사람들도 실제로 성경적 상담을 실천하려 할 때,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휘트먼은 그런 독자에게 성경적 상담의 실제적 과정을 알려주며 이는 매우 유용하다.

히스 램버트는 <성경적 상담의 핵심 개념>이라는 책에서 성경적 상담의 개척자인 제이 아담스에게 부족했던 점이 내담자의 고통에 관한 충분한 공감이라고 했다. 휘트먼은 성경적 상담의 1회기와 2회기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공감이라고 말한다. 공감은 상대의 죄를 덮어주고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다.

그녀는 공감을 이렇게 정의했다: “공감은 ‘나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당신을 봅니다. 예수님이 당신으로부터 멀리 계시지 않는 것처럼, 나도 당신으로부터 멀리 있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당신과 당신의 경험, 그리고 당신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29쪽).”

하지만 공감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다. 문제를 겪고 있는 내담자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식이다. 문제 해결은 내담자가 성경을 통해 문제를 바르게 해석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내담자가 처한 상황을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인 성경의 진리로 보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생각, 합당한 감정, 올바른 의지를 갖도록 돕는 과정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 온전하고 거룩한 길을 제시한다. 그래서 상담가는 성경으로 내담자에게 올바른 해석과 함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휘트먼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상담의 초기, 중기, 종결기에 실제로 상담가가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야 할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도록 질문을 제공한다.

실제로 성경적 상담의 과정을 겪고 있는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기가 실천하는 상담이 올바른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적 상담에 관하여 막연하다는 느낌을 가진 독자 역시,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성경적 상담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적 상담을 전문적으로 배운 이들도 한국에 와서 여러 심리 치료 자격증을 획득하여 전문성을 나타내려 하고, 그 과정 중에서 심리학적 관점을 알게 모르게 수용하거나 상담 과정에 반영할 때가 많다.

많은 경우 어떻게 성경적 상담을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그렇다. 하나님의 사람이 온전하게 되는 일에 오직 성경으로 충분하다고 믿고, 오직 성경이 우리가 겪는 모든 마음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는다면, 다시금 진짜 성경적 상담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일에 휘트먼의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책을 성경적 상담학을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