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회개

연서/김초양[신앙시 공모 당선작-우수작]

헤븐드림 2024. 1. 30. 11:10

 

 

연서/김초양

 

 

하얀 눈발이

냉쾌冷快하게 날리는 깊은 밤입니다

연연戀戀한 아픔으로

기어코 상심의 붓을 들었습니다



미명의 새벽마다

당신을 향한 발걸음

통회하는 내면의 이슬 묻은 고백에

왜 잠잠히 계시는지요?



당신에 대한 열망과 충만으로 절규하면서

공막空漠이 나의 전의식을 휩싸고 있습니다



당신의 호흡에

영혼은 젖어들었고

육신의 세포는 살아 뛰었습니다



내 영혼을 성형하고 영골靈骨을

교정시키시고

세상에서 나를 분재시킨 임이시여!



당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무시는데

나 혼자만 늘- 허기진 외로움에 갈증을 느낍니다



당신에 대한 충실을 거부하지 마십시오

슬픔과 고통에도 은총이 깃든다고 하였으니

관념의 행로에서 돌아보아 주십시오



사흘 밤 사흘 낮

철철 눈물 쏟던 막달라처럼

소녀도 그렇게, 그렇게 울게 하여 주십시오



선혈의 가시관을 저를 위해 쓰셨다면

임재의 확신도 함께 주십시오



가슴살을 파낸 마음의 성城에

당신만을 위한 비원秘苑을 만들겠습니다



침묵치 마옵소서

“마라나타” 기다립니다

뜨겁고 무량한 말씀 듣게 하여 주십시오

 

김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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