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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를 찾아가다가 / 임보
<마누라 음식 간보기>란 내 글이
담양의 어느 떡갈비집에 크게 걸려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모처럼 고향 내려가는 길에 찾아갔더니
몰려드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느냐고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50분도 더 넘어야 한다는 대답이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이리 붐빈 걸 보면
이 집의 남다른 비결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일정에 쫓겨 그 집의 갈비 맛도 못 보고
되돌아오면서 차 속에서 생각한다
음식 맛도 음식 맛이겠지만, 어쩌면
시가 걸린 집이어서 세상의 구미를 당긴 건 아닌지―
걸린 시의 작자가 찾아왔다고 주인에게 밝혔다면
혹 자리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아내는 투덜거리고, 아들 녀석은 농담 삼아
무단 게시에 대한 저작권을 운운하기도 하지만―
시가 밀려나고 있는 삭막한 이 시대에
손님들로 하여금 시를 생각하게 하는 그 주인이
얼마나 갸륵한 마음을 지녔는가?
고마워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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