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에 대한 생각/리라

헤븐드림 2022. 4. 11. 04:57

 

이 이야기의 남 주인공 네휼루도프 공작과 여 주인공 매춘부 카츄샤의 삶을 보며 나는 사랑의 추억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느꼈다. 비록 시간이 흘러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진 두 사람이라도 어릴 때의 순수한 감정은 그들의 깊은 내면에 잠재되고 있었고 그 까닭에 자신이 카츄사에게 저질은 강간의 죄악을 뒤늦게 깨달은 청년 네휼류도프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책임감을 가지며 살인 혐으로 감옥에 있는 카츄사와 결혼하려 한다.

 

반면 카츄사는 두 사람 사이의 신분 차이나 사회적 시선을 생각하여 네휼류도프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감추며 끝까지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시몬스라는 정치 운동가로 투옥된 사람과 결혼하기로 한다.

 

카츄사는 얼마나 현명한 여자인가? 소설에서 나오는 그녀의 언어와 행동에서 나는 참 쓸쓸하고 영특한 한 여인의 사랑을 발견했다. 자신을 미끼로 네휼류도프가 구원 받으려한다고 카츄사에게 청혼을 하는 그에게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다.

물론 카츄사는 그의 사랑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네휼류도프를 자신에게서 밀어내고 있었다.

 

주인공의 이야기에서는 좀 거리가 떨어진 이야기지만 카츄사가 억울하게 살인죄에 연루되어 재판받는 과정과 시베리아로 향하는 죄수들의 행진 속에서 만나는 심한 부조리와 상류층 귀족의 불성실하고 비인간적인 면을 파헤치는 작가의 의도를 보았다.

 

그리고 잘못된 재판 판정으로 죽어가고 희생된 사람들과 그렇게해도 무방하다는 관료들의 잔인함과 정치적 정의 구현을 위해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피력하는데 있어서 무척 과감했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네휼류도프가 느꼈던 삶의 허구와 허무성, 그리고 카츄사가 회심한 네휼류도프를 보며 자신의 삶을 재정리하여 올바른 생활의 길로 접어드는 보람찬 모습은 참 대조적이지만 결과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같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인간의 내면을 파헤친 좋은 소설이다. 다만 끝 부분에 가서 너무 노골적으로 성경 말씀이 나오고

말씀으로 인해 네휼류도프가 진정한 회심 곧 부활의 기쁨을 맛본다는 대목에서 너무 급작스런 내용 전개로 당황했다.

차라리 용서와 사랑이라는 인간적인 회심으로 하나님을 찾아가는 길을 택했으면 어떨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