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만세운동 102주년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전에는 3·1절이 되면 여러 기념행사가 큰 규모로 열렸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3·1절을 앞둔 주간에 3·1만세운동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세 운동의 준비와 진행 과정, 민족대표의 구성, 만세 운동에 앞장섰다가 옥고를 치른 이들의 숫자 등을 보면 3·1운동에서 기독교의 비중이 가볍지 않았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3·1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일 전국에서 일제히 만세를 부르며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3월 1일 그날에 만세를 부른 곳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과 의주, 평안북도 선천군, 평안남도 진남포와 안주군, 평양, 함경남도 원산, 황해남도 해주 등 9개 지역이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전국에서 만세 운동이 퍼졌습니다.
3월 1일에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들은 북한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 지역에 기독교가 강성했던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각 지역의 만세 운동은 대부분 교회를 시발점으로 전개됐습니다. 선천의 양전백 목사를 비롯해 독립선언서에 민족대표로 서명한 목회자들이 그 교회들을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왕성했던 북한의 교회가 지금은 매우 어려운 형편 가운데 있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황폐해진 것을 슬퍼하며 애가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교회를 생각하며 비통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레미야는 슬픈 마음을 달래면서 기도로 예레미야애가를 끝맺었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본문입니다. 이 기도를 되새기며 ‘주여 북한을 잊지 마옵소서. 북한을 오래 버리지 마옵소서. 북한을 주께로 돌이키소서. 북한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북한은 3·1절을 ‘반일3·1인민봉기기념일’이라고 부릅니다. 이날이 되면 ‘로동신문’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만세 운동과 관련된 글들이 게재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기독교를 언급한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분단 직후 발표된 글들에서 그런 언급이 아주 조금이지만 나옵니다. 이후에는 김일성 일가가 만세 운동에 앞장섰다는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의 아버지인 김형직이 3·1만세 운동에 많은 일을 했다고 강조합니다.
숭실학교 출신인 김형직이 기독교 민족운동가인 것은 잘 알려졌습니다. 김형직이나 김일성의 어머니인 강반석의 생일과 기일이 되면 로동신문은 전면 또는 2~3면에 걸쳐 특집을 마련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기독교를 미제의 앞잡이라고 부르며 심하게 증오하고 그렇게 가르칩니다. 기독교가 3·1만세운동을 비롯해 이 민족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3·1절이 되면 3·1절 노래가 울려 퍼질 것입니다. 노래에는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때는 이념과 세대, 지역 간 갈등이 없었습니다. 남북 대립도 물론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삼천만여명이 하나였습니다. 이 사실을 돌이켜 보며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손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21절)
유관지 목사(NKC연구원장)
◇NKC는 ‘North Korean Church’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북녘 교회들을 연구하기 위해 1997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북녘 교회들의 정확한 명단과 주소, 위치를 파악하고 있으며 통일 후 그 자리에 표지석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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