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낙엽을 밟으며/정연복

헤븐드림 2016. 10. 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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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정연복 

한철 그리도 푸른빛으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던 
무성한 잎새들 

한 잎 두 잎 쓸쓸히 
낙엽으로 지면서도 

알록달록 폭신한 카펫을 깔아 
세상을 오가는 이들의 발길 아래 
제 마지막 생을 바치네. 

인생의 사계(四季) 중 
어느 틈에 가을의 문턱을 
훌쩍 넘어섰으니 

이제 이 목숨도 
낙엽 되어 질 날 
그리 멀지 않았으리. 

지나온 세월이야 
더러 회한(悔恨)으로 남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 

내 생의 나머지는 
그 무엇을 위해 빛나다가 
고분고분 스러져야 하는가. 
 
휘익, 한줄기 바람이 불어 
몇몇 남은 잎새들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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