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울(Gaul) 지방(지금의 프랑스지방)에 혹독한 핍박이 찾아왔습니다. 고울 지방에 많은 도시에서 기독교인들이 색출이 되었고, 투옥되어 고문을 받고, 경기장에서 맹수에게 던져지고, 효수되고, 화형당했습니다.
이 가운데 블란디나(Blandina)라는 노예 소녀가 있었는데 노예의 신분이어서 보잘것없고 가치가 없는 인생을 사는 것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내면적으로 행복하고 기쁨에 넘치는 기독교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곧 기쁨과 감사의 삶을 의미하여 다른 기독교인들은 어린 소녀의 연약한 몸으로 고문과 박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습니다.
특히 블란디나의 여자 주인도 함께 끌려오면서 자신보다는 노예이었던 블란디나를 더 걱정하였으나 성령께서 블란디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감옥의 간수들이 더 이상 고문할 방법이 없다고 할만큼 다 했는데도 하나님을 향한 그녀의 마음을 꺽지 못했습니다. 고문이 가해질 때마다 그녀는 단 한마디만 했는데 “나는 기독교인입니다. 기독교인은 악을 행하지 않습니다.”
온갖 고문을 받고 감옥에 다시 끌려 오면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다시 새로운 힘을 주셨습니다. 검투 경기가 있는 날, 블란디나는 끌려나가 경기장 안에 세워진 십자가에 매달리게 되어 사나운 짐승을 풀어 블란디나를 먹이로 물어 죽이게 하였습니다.
그녀는 마음으로 다른 교인들에게 하나님을 저버리지 않도록 힘을 주실 것을 위해 기도하면서 짐승들이 자기를 물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짐승들이 전혀 그녀를 물지 않아 할 수 없이 다시 십자가에서 풀려나와 감옥으로 보내졌습니다. 다른 날, 블란디나는 다시 고문을 받아 불에 달구어진 쇠의자에 앉혀 온몸의 살이 다 타는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물 속에 갇힌 채 사나운 황소 앞에 던져져 황소가 뿔로 그녀의 몸을 받아 그녀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육체적인 연약함 때문에 모든 사람의 걱정을 받았던 블란디나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면서 오랫동안 잘 버티다가 황소의 뿔에 받혀 이 땅에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순교자들의 시체는 죽은 후에도 온갖 방법으로 능욕을 당한 뒤 1주일 동안 땅에 묻지도 못하게 하고 그냥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런 다음 일부는 불에 다시 태웠고, 일부는 론(Rhone) 강에 던졌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해서 순교자들이 다시는 부활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였으나 이렇게 한다고 부활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땅에서 육체가 불에 타 재가 되어도, 짐승들에게 물려서 육체가 갈기갈기 찟어져 흩어져도 천국에서는 온전한 몸으로, 하나님의 영화를 입은 몸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블란디나는 죽은 것이 아니고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이 땅에서 노예의 신분으로 태어나 인간적인 면에서 남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 것은 아니나, 믿음 안에서 행복과 감사의 삶을 살다가 소망의 먼 길을 떠났습니다. 영광과 환희가 기다리는 본향으로 그녀는 되돌아 갔습니다.
『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딤후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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