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의 기도

화초에 물을 주다/정유찬

헤븐드림 2011. 8. 30. 01:54




화초에 물을 주다 / 정유찬



내가 희망을 노래하는 까닭은
넘치는 희망을 나누고픈 때문이거나
부족한 희망을 채우고픈 때문이거나
참담한 절망을 지나가기 때문이리라

나의 희망이 마치
흥에겨워 저절로 노래하듯
나의 절망은 또한
신음하며 노래를 부르리라

그 노래는 결국 희망의 노래다

방황하는 우울과 떨리는 슬픔의 멜로디를 품고
태풍같은 분노와 차가운 고독의 하모니를 이루며
분명 그리움 닮은 사랑을 갈구할테니까

그러나 사랑은 얻어지느 것이 아니라
내 가슴에서 꺼내어 나누는 일이니
그리하여 나는 절망적인 날일수록
콧노래 부르며 화초에 물을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