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곽상희
8월은 선물의 달인가,
굳게 막힌 돌벽 무너져
광야에는
꽃이 피고
하늘도 땅도 열리어
별들은 쏟아져
너울 너울,
잃었던 노래를 찾은
꾀꼬리도
녹 스린 감옥의
쇠문을 열고,
어머니, 우리도
동해물 불러도 되나요
우리도 가갸거겨
외워도 되나요
피로 물든 대동맥
구비구비
순애보 무덤 속에
깊이 감추었던
씨앗도 훨,훨,
회초리 맞지 않고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불러도 되나요
그러나,
아직, 막힌 가슴,
동방의 등불,
한 덩어리 꽃다발되어요
천지는 둥글둥글 하나의 등불로 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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