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혼

십자가의 길/홍수희 시인

헤븐드림 2022. 7. 8. 04:48

 

 

 

십자가의 길/홍수희

 


내가 나를
업고 가는 길입니다


내가 나를
참아주며 걸어가는 길입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를 실망시킬 때에


나에게는 내가
가장 큰 절망이 될 때에


내가 나를 사랑함이
미워하는 것보다 어려울 때에


괜찮다
토닥이며 가는 길입니다


위로하며
화해하며 가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밖에 서 있지 않고


십자가는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휘청이며 넘어지며
깨닫는 그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만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