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백석 낭송 김춘경

헤븐드림 2013. 12. 21. 03:02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백석

                                                - 낭송: 김춘경-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출출이 : 뱁새  /   마가리: 오막살이  /  고조곤히 : 고요히, 소리없이  (=> 평안도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