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성산에서
누가 우리 살림살이 가난하다더냐?
봄 되면 모든 것이 기이한 것을.
산에서는 붉은 비단 병풍을 치고
하늘은 푸른 비단 휘장을 친다.
바위 스치자 소맷자락에서 구름이 피어나고
술잔을 드니 달빛은 잘람잘람 넘친다.
옛 책을 읽는 것이 으뜸가는 멋
그 좋다는 고기 맛도 잊어버린다.
春日城山偶書(춘일성산우서)
誰謂吾生窶(수위오생구)
春來事事奇(춘래사사기)
山鋪紅錦障(산포홍금장)
天作碧羅帷(천작벽라유)
拂石雲生袖(불석운생수)
呼樽月滿危(호준월만위)
古書還有味(고서환유미)
芻豢可忘飢(추환가망기)
―김성일(金誠一·1538~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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