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오천항의 공무도하가 / 하주자

헤븐드림 2013. 4. 26. 23:54

 

 

 

 

 

 

 

 

 

 


 

오천항의 공무도하가  / 하주자

길이 끝나는 곳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더 이상 갈 수 없으니 돌아서 가렴 끝내거나, 돌아갈 수밖에 없는 길은 언제나 비경悲景이다
모래뻘에 찍힌 백수광부의 발자국이 비틀비틀 바다로 향하고 있다 그의 술병 속에서 들리는 소리 공후 뜯는 소리인지 비파 소리인지 입 속에 모래가 가득 씹힌다고 생각했을 때 파도가 몽돌을 씻기고 천천히 돌아섰다 공무도하,이제 나는 공후인이 아닌데 공무도하, 자꾸 공후에 가락을 넣으라는 건지 광부의 뒷모습은 비경悲景 속에서 점점이 섬이다
물수제비처럼 떠가는 공후의 음율 그 음역 어디쯤에 나를 버리면 오천항은 또 하나의 길로 열리려나
섬은 여전히 섬으로 남아 있듯
공무도하, 더 이상 공후인은 없어 돌아 나오는 것만이 길이다
저 푸른 바다의 옆구리를 지나
낡은 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