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 기도와 신앙시

크고 부드러운 손/박목월

헤븐드림 2011. 12. 6. 06:45



 



크고 부드러운 손  /박목월 

 

크고 부드러운 손이 내게로 뻗쳐온다.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펴고 
그득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온다. 
인간의 종말이 
이처럼 충만한 것임을  나는 미처 몰랐다. 
허무의 저 편에서 살아나는 팔. 
치렁치렁한 성좌가 빛난다. 
목 언저리쯤  가슴 언저리쯤 
손가락 마디 마디마다 그것은 보석 
그것은 눈짓의 신호 
그것은 부활의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