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시월의 숲/김춘경

헤븐드림 2010. 10. 20. 00:19

   시월의 숲  /詩: 김춘경

보라
푸르던 삶을 뒤로 한 채
찬란한 생의 정점에서
흙을 향해 손짓하는
시월의 숲을

가을에 찾아와 가을에 물들고
가을에 떠나는 그대
색색의 잎사귀마다
껴안은 사연들이 고우니

청명한 가을하늘
햇살이 부딪힐 때마다
오색의 향연으로 춤추는 나뭇잎들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

붙잡고 싶은 것들
모조리 가슴아래 별처럼 떨어져도
흙 위에 사뿐히 돌아누워
웃음 짓는 시월의 숲
내 정녕 사랑한다 말하리 -사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