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고 구치소에 재수감되었다. 대법원은 그에게 뇌물죄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8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패가망신하게 된 개인으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를 “장로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우고 지원해왔던 한국교회로서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대통령 중에 세 분의 장로가 있었는데 이승만 장로는 독재와 부정선거로, 김영삼 장로는 무능과 외환위기로, 마지막 이명박 장로는 저급한 뇌물수수 범죄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우리가 양심이 있다면 마땅히 한국사회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이처럼 부끄러운 장로 대통령들을 갖게 된 데에는 장로라는 직분에 대한 오해가 일조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교회 내에서 존경받는 분을 장로로 선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이 존경의 기준이 신앙과 인격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과 부의 소유가 아니었는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한국장로교총회들의 헌법에 보면 장로의 역할 중 하나는 교인들의 “도덕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실천이라 말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교회 안에는 이러한 기독교윤리의 실천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입으로 “주여!”를 외치면 구원을 얻는다는 “값싼 복음”이 유행하고 있다. 이명박 장로의 사례가 그렇다. 너무나도 쉽게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회개는 고사하고 도리어 “믿음”, “기도” 등의 신앙적 용어로 자신을 위안하고 있다. 그가 장로직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장로 대통령이 교회에 특혜를 주거나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은 이미 매우 낡은 생각이다. 적산불하나 성탄절 공휴일, 형목제도와 같은 특혜는 미군정 때 이미 이루어졌다. 이승만 장로 때는 군목제도나 기독교방송국 설립 등의 특혜를 주기도 했으나 그는 이를 이용하여 교회를 그의 부정선거에 끌어들였다. 한국 개신교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도리어 불교도가 이끄는 군사독재정권이었다. 민주화 이후로 장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옹색해지고 있다. 정교분리의 자유민주주의 원칙 때문에 종교특혜는 생각할 수도 없다. 도리어 장로 대통령의 부패에 대해 한국교회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경은 사탄을 거짓의 아비라 말하고 있다. 장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혹은 그의 부패를 호도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하여 교회 내에 유포하는 자들은 멸망 받을 사탄의 자식들이다. 이러한 가짜뉴스 유포에 동참하는 자도 영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같은 처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들은 사실상 불신자들인데, 그들이 진실로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을 믿는 다면 감히 그러한 짓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속아 자신의 양떼들을 지옥으로 인도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교회 지도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장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기독교정치단체를 조직하여 성도와 교회들을 속였던 자들은 이 “부끄러운 장로 대통령”을 보고 반성하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 물론 이 부끄러움은 결국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 모두의 것일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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